일상/개발이야기

개발자의 쓸모없는 자부심

DevStory 2022. 7. 17.

개발자의 쓸모없는 자부심

다른 직업과는 다르게 개발자는 특유의 자부심이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자신이 작성한 소스 코드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입사 초기에는 쓸모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버린 상태다. 나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본인 실력이 뛰어나고 인성도 바르고 겸손하고 좋은 기업에 다닌다면야.. 어느 정도 자부심은 느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이상한 자부심을 느끼며 꼰대 짓하는 모습을 보면 참.. 할 말이 없다.

 

이번 포스팅은 내 경험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을 보며 프로그래머가 가지는 쓸모없는 자부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취준생 및 신입 개발자의 착각

누구나 돈 많이 주는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대부분 취준생 또는 신입 개발자들은 대기업이라는 벽을 느끼고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에 일하게 되는데 여기서 한 가지 착각을 한다.

커리어를 쌓은 뒤 대기업으로 이직해야지

 

커리어는 본인이 쌓는 것인데 왜 회사를 다니면 알아서 커리어가 쌓인다고 착각하는 걸까?

 

만약 내가 C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고 2~3년 뒤 대기업으로 이직하려고 한다.

 

근데 대기업에서는 C언어를 사용 안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2~3년 동안 커리어를 쌓은 것인가? 시간을 버린 것인가?

 

명백히 시간을 버린 것이다.

 

코드를 작성하는 실력은 어느 정도 향상되었을 테지만 그게 본인이 2~3년 동안 쌓은 커리어의 전부다.

 

대기업으로 입사 또는 이직하고 싶다면 원하는 회사를 정하고 그 회사의 채용 공고를 눈팅하면서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지 파악하고 퇴근 후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던지 개인 프로젝트를 하던지...

 

개인 프로젝트가 힘들다면 온라인 팀 프로젝트를 참여하던지 뭐라도 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고 "나 정도면 커리어 쌓고 대기업 쌉가능!"이라고 망상만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나 정도면 커리어 쌓고 대기업 쌉가능!"이라는 논리를 적용하면 경력 있는 모든 개발자들은 대기업에 입사했겠지.


업무와 자기 개발의 차이

개발자의 업무는 무언가를 개발하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웹 페이지, 응용 프로그램 등... 근데, 업무시간에 일하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업무(개발) 시작 → 모르는 내용 검색 → 결과물 도출

 

개발하다가 모르는 내용이 있어서 사수한테 물어본다던지 구글링해서 유사한 코드를 찾는다던지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공부했다"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다.

 

지식을 습득했으므로 공부를 안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문제는 여기서 만족한다는 것이다.

주도적으로 공부한 것인가? 회사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공부한 것인가?

 

이 두 가지 차이점을 분간할 수 있어야한다.

 

업무시간에 일이 없어서 스스로 공부하거나 퇴근 후 팀원들과 스터디를 하는 것은 전자에 해당하고 회사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엄연히 후자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가지 차이점을 분간하지 못하고 "나 정도면 커리어 쌓고 대기업 쌉가능!"이라는 망상에 빠진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이 다른 회사에 적용될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물론 이전 회사에서 습득한 지식들이 이직 후 상당히 도움 될 수는 있으나 이전 회사에서 습득한 지식에 너무 의존하지 마라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네가 사수한테 배웠던 내용들이 전부 잘못된 방식이거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방식일 수도 있다.


코딩 부심

군대 문화 때문일까? 신입 또는 경력자가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에 입사하면 본인보다 낮게 평가하는 게 대부분이다. 타인을 깔고 가야 내가 좀 더 우수해 보인다는 미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아무튼 우리 회사에 입사했으니 코딩 얼마나 잘하는지 봐야지?

수습 기간에 코드 리뷰를 하면 "코드를 왜 이렇게 작성했냐?"라고 트집을 잡으면서 타인을 까내리면서 본인의 소스 코드는 정당하다는 듯 우월감을 가지는 이상한 개발자들이 많다.

 

나는 팀원들에게 말은 아니꼽게 하더라도 "존중하자"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예전에는 모든 업무를 나 혼자 처리했는데 지금은 최대한 도움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

내가 작성한 코드는 절대 정답이 아니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도움을 주는 대상이 나보다 직급이 낮던 막내던 상관없다. 나보다 젊기 때문에 그리고 나보다 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내가 놓쳤던 부분을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해결해주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연차 있는 개발자들은 자기만의 지식과 코드가 절대적이라 생각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개선되는 프레임워크

프레임워크는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과거의 프레임워크에 집착할 것인가?

 

2년 동안 MS-SQL, Oracle을 사용하다가 MariaDB로 넘어왔다.

 

MariaDB를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았는데 첫 번째로 group by였다.

 

대부분의 RDBMS는 select절과 group by절에 작성된 칼럼이 동일하지 않으면 에러가 발생한다.

 

아래는 select절과 group by절에 작성된 컬럼이 동일하므로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다.

SELECT EmployeeID
     , SUM(Sales) AS Income
FROM EMPLOYEES
GROUP BY EmployeeID

하지만, 다음 쿼리는 에러가 발생한다.

SELECT EmployeeID
     , SUM(Sales) AS Income
FROM EMPLOYEES

근데, MariaDB에서는 에러가 발생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동작하였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MariaDB를 욕하기 바쁘더라... 남들이 MariaDB를 욕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MariaDB에서 에러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분명히 MariaDB에서 정상적으로 실행되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RDBMS, JavaScript 프레임워크, Java Version 등... 시간이 갈수록 개선되는 이유는 대부분 이전 버전에서 문제가 있거나 코드를 작성하는데 불편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점이 어디서 기원되었는가? 왜 이렇게 개선되었는가?를 분석하는 개발자가 될 것인지 과거 프레임워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발자가 될 것인지는 본인 판단에 맡기겠다.


입만 산 개발자

코딩 부심과 비슷한 부류인데.. 개발자 중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본인도 여기에 해당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입만 살았다.

 

코딩 부심은 그래도 코딩이라도 할 줄 아는데 얘내는 코딩도 못한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존재하듯이 이러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반박하지 말고 "네.. 네.. 당신 말이 맞습니다." 혹은 무시하면 된다.

 

어떠한 조언 또는 반박을 하더라도 이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들을 가장 엿먹이기 쉬운 방법은 "당신 말대로 했는데 안되네요."라고 하면 된다.


마무리

이런 글을 작성하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훈수충, 꼰대로 보일 수 있다.

 

부정하지는 않겠다.

 

열명 중 한 명이라도 나를 꼰대라고 생각하면 꼰대가 맞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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