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개발이야기

3년차 개발자의 넋두리

DevStory 2022. 4. 29.

아직 3년 차 개발자는 아니지만.. 반올림해서 3년 차라고 하겠다.

정확하게는 2개월 뒤 3년 차 개발자가 된다.

3년 차 개발자의 넋두리를 블로그에 작성하는 이유는 회사에서 넋두리해봤자 팀 분위기만 저하된다. 그리고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보았을 때 성장했다고 느낄지 도태되었다고 느낄지 어떠한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현재 개발 정체기에 빠진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어서다.


나는 누구인가?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내가 누구인지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겠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으며 학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정시 4등급 초반으로 부산 4년제 사립대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다.

학점은 3.9로 그저 그런 수준이었고 특별한 스펙은 없다. 교내 연구실 교수님 밑에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하긴 했는데 제대로 완성했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이력서에 넣지 않았다.

4학년 1학기에 모든 학점을 다 채우고 4학년 2학기부터 취업준비에 들어갔다. 취업이 잘 안 돼서 눈을 좀 낮추고 중소기업에 이력서 넣어보고 면접도 봤는데 죄다 떨어졌다. 절대로 중소기업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나는 '나는 중소기업도 못 들어가는 수준인가?'이런 생각을 했었다.

취업이 너무 안되다 보니 교수님이 취업연계교육(IT와 무관한 교육)을 추천했으며 교육을 통해 강사님이랑 친해졌다. 강사님이 '내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 채용공고가 올라왔으니 넣어봐라'라고 말씀해주셔서 이력서를 넣었다. 진짜 절실해서 무슨 회사인지 제대로 알아보고 강사님에게 자소서 봐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했다.

다행히 면접을 통과했는데, 입사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다. IT교육센터에서 6개월 교육받고 입사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IT교육센터에서 6개월 교육받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로 입사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이름은 밝히기 어렵지만 나름 규모가 큰 편이며, 부산 IT 회사기준으로 탑티어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본사는 다른 지역에 있다.


무엇을 개발했는가?

무엇을 개발했는지 상세하게 작성하기는 어렵고 개발에 사용된 프로그래밍 언어 및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IT교육(2019/01 ~ 2019/06)

JavaScript, React, Java, Spring, MySQL, NoSQL, GitLab 등... 다양하게 배웠다. 내가 대학교 4년 동안 배운 내용보다 더 알차고 깊이 있는 내용이었다.

기억에 남는 강의로 Java String Pool, Connection Pool, Tomcat 5.5 버전이 있다. Tomcat 5.5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웹 서버에서 정적인 리소스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Apache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데, Tomcat 5.5부터 Apache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아무튼 강사님이 Tomcat 버전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해줬을 때 소름 돋았다.

C# 응용프로그램(2019/07 ~ 2021/08)

C#과 MsSQL, ORACLE을 사용하여 응용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보수를 담당했다. 최신 제품이 아니라서 C#의 기본 기능만 사용할 수 있으며 C#의 DataTable에 대해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C# 도서에는 DataTable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문서를 보면서 공부했다. 덕분에 공식문서 또는 API 문서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 발표 및 쿼리 리뷰를 진행했다. 일도 많은데 발표 준비까지 하느라 힘들었지만 얻은게 더 많았다고 느낀다.

단순 웹 개발(2020/01 ~ 2021/08)

C# 응용프로그램을 하면서 웹 개발도 투입되었다. FrontEnd는 JavaScript를 사용했으며 BackEnd는 Java를 사용했다. BackEnd 프레임워크 개발팀은 따로 있어서 Spring을 사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React(2021/08 ~ 현재)

신규 사업으로 기존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부서가 개편되었다. 현재 FrontEnd는 React를 사용하고 있으며 BackEnd는 Java를 사용하고 있다.


개발 정체기에 빠진 이유

회사의 성장성

뜬금없지만 나는 주식을 공부한 지 어느덧 2년이 되었다. 주식을 하다 보니 기업이란게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유가증권에 상장되어 있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고 분석해봤는데 '과연 성장성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회사 내부랑 외부에 보도되는 내용이랑 많이 다르고 부서 간의 사내 정치 등... 드라마나 웹툰에서 보던 내용들을 내가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애매한 포지션

부서 개편으로 후임이 너무 많아졌다. 개편 전에는 나보다 직급 높으신 분들이 많아서 뭔가 알려주면 배우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 내가 가르쳐야 하는 포지션이라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재미없음

회사의 성장성 + 애매한 포지션으로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스트레스는 계속해서 쌓이고 하루 종일 취업 공고만 보고 있다.

회사에서 개발한 프레임워크 또는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다보니 신기술을 사용할 수 없고 제약이 많다. 개인적으로 공부했던 내용들이 가끔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문제다...


이직에 대한 고민

최근에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할까...라는 고민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

협업

위에서 말했듯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규모가 있는 편이라서 부서도 많다. 타 부서에서 무리한 개발 요청을 하거나 개발팀 의견 무시하고 개발 일정을 조율할 때마다 혈압이 오른다.

인원이 너무 많아도 문제다. '소수 인원으로 일하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

회사가 교육센터는 아니지만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워라벨 없어도 되니깐 일 같은 일을 하고 싶다.

지역

대기업으로 이직하려면 결국 서울로 가야 한다. '부산에 있는 스타트업을 가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절대 스타트업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

일단 이직은 보류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스타트업 제대로 알아보고 가라더라.

토스로 예를 들어보자... 내가 토스를 지금으로부터 4년 전에 처음 사용했다. 지금은 토스가 연봉 많이 주는 걸로 유명한데 4년 전에도 그랬을까???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보통 2~3년이 걸리는데, 일이 재밌어도 내가 그동안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1주일 동안 블로그도 중단하고 모바일 던파만 오지게 했는데, 이제 나이를 먹으니 게임도 질린다. 차라리 운동하는게 나을 거 같아서 복싱을 시작했다.

당분간은 퇴근 후 복싱하고 집에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포스팅은 올리고 싶을 때 올릴 생각이다.

성장을 위한 원동력을 외부에서 찾지말고 나부터 변화하려고 한다.

반응형

'일상 > 개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발자가 부업을 해야 하는 이유  (0) 2022.11.21
개발자의 쓸모없는 자부심  (0) 2022.07.17
개발자의 자기 개발  (0) 2022.07.14
코딩 테스트의 문제점  (1) 2022.07.10
SQLD 합격 후기 및 공부 방법  (2) 2022.05.03

댓글